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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19-04-09



윤석철 트리오와 뮤직비디오 사이에서

아마 한국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 재즈 음악으로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트리오가 있으니 바로 윤석철 트리오다. 윤석철 트리오는 피아노에 윤석철, 베이스에 정상이, 드럼에 김영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많은 작품 활동을 통해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장혜진부터 김예림, 백예린까지 많은 보컬과 협업하여 좋은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워낙 윤석철이라는 음악가가 좋은 재능을 지니고 있으며 작품 하나를 발표해도 두각이 드러날 정도의 음악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다른 두 멤버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상이와 김영진 모두 한국 재즈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앨범과 공연에서 세션을 맡아왔다. 특히 김영진은 쿠마파크의 멤버로서 자신만의 재치 있는 연주를 선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오늘 이야기할 주인공, 정상이는 어떤 사람일까? 두 사람 못지 않게 뛰어난 연주 실력을 자랑하는 정상이는 자신의 쿼텟도 있었고 지금까지 오은혜를 비롯한 여러 연주자와 함께 음악을 선보였다. 안녕하신가영을 비롯해 다른 장르 음악가의 앨범에도 세션으로 참여해왔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밴드 ‘안녕의 온도’를 이끄는 것이다. 윤석철, 소월, 이수진과 함께하는 밴드 안녕의 온도에서 정상이는 작곡을 비롯해 전체적인 프로덕션을 담당한다. 재즈, 팝, 모던락의 색채가 고루 드러나는 안녕의 온도를 긴 시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그는 최근 싱글 “혼자여도 난 좋아”라는 곡을 통해 또 한 번 사랑스러운 느낌의 팝 음악을 선보였다. 하지만 정상이에게 이정도(?)는 외도도 아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 감독이 바로 정상이 본인이기 때문이다.



이 문단 이후로는 정상이 감독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는 안녕의 온도의 “혼자여도 난 좋아”를 비롯해 “내맘이 바다야”, “말해버리면”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제작했다. 아무래도 만든 음악을 직접 영상으로 표현해서 그런지 세 편의 뮤직비디오 모두 각기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곡의 분위기에 맞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최근 발표한 “혼자여도 난 좋아”는 지하철 창문이라는 프레임과 1:1 비율, 다양한 영상 소스와 긴 물리적 거리를 표현하는 오브제들로 흥미로운 진행을 선보였다. 지하철 창으로 지나는 다양한 모습도 곡의 몽환적이고 예쁜 톤과 굉장히 잘 어울리며, 우주 어딘가인 듯한 이미지 속으로 빨려들어가듯 클로즈업되는 마무리는 곡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듯하다.



외에도 정상이 감독은 소월의 “사랑이 뭔지 종일 생각해”, “Favorite”, “Bird”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특히 “Favorite”은 곡의 전개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화면 진행, 음악과 잘 어울리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주는 배경과 이펙트, 속도의 완급조절까지 곡의 흐름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사랑이 뭔지 종일 생각해”와 “Bird”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Bird”는 곡의 주인공인 소월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면서도 곡에 내재된 깊은 감정의 응축을 표현했고, 니들앤젬의 음색과 맞아 떨어지는 매력적인 뮤직비디오다.



외에도 그는 다양한 음악을 영상으로 표현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솔잎의 “필요의 순간”,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가 아닐까 싶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에서는 운라라는 악기를, “필요의 순간”에서는 철현금을 연주하는 한솔잎을 다른 연주자의 모습과 함께 담아낸 두 편의 영상에서는 악기 그 자체에, 혹은 악기를 연주하는 퍼포먼스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악기이지만, 무게가 느껴지는 긴장감부터 박력 있는 전개까지 라이브 영상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영상 자체가 지니는 속도감과 연주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 거대한 길을 가로지르는 - 주인공의 모습이 적절히 섞여서가 아닌가 싶다.



정상이 감독은 신동진의 “약속”에서는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가 하면, 수진의 “한강”, 최현아의 “I Feel You”에서는 힙한 감각을 보여준다. 외에도 이수진의 “Iceland”, 더 뉴트리오와 그레이스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최현아의 “Sea”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고, 최현아의 앨범에는 아트워크로도 참여했다. 바다, 큰 길 등 몇 가지 로케이션의 반복적 사용은 단점처럼 느껴질 수도, 혹은 정상이 감독만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대신 앞선 몇 가지 작품을 놓고 보면 아직 길지 않은 커리어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작품을 공개했다는 점, 그 모습이 어쨌든 꽤 다양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놓고 볼 수 있다. 제희 퀸텟, 윤혜진과 브라더스를 비롯해 최근 한국 재즈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에 음악적으로도 함께하며, 꽤 많은 편성에서 세션으로 활약하며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는 정상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더 뛰어난 작품 활동을 어떤 방면으로 선보일지 기대가 크다.














CREDIT


에디터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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